어떤 음식인가
루러우판(滷肉飯)은 작은 그릇에 담은 밥 위에 잘게 썬 돼지고기와 그 소스를 한 숟가락 얹은 음식이에요. 돼지고기는 보통 붉은 샬롯을 넣고 간장에 끈적해질 때까지 조려요. 이 음식의 맛을 가르는 건 소스예요. 대만 전역과 푸젠 남부에서 흔히 먹어요. 이름을 魯肉飯으로 쓰는 가게가 많고, 남부 메뉴판에는 肉燥飯이라고 적힌 경우가 많아요.
어디서 왔나
이 음식은 보기보다 역사가 짧을 수도 있어요. 청나라와 일본 통치기의 민난어 사전에는 간장에 조린 돼지고기(鹵肉)는 나오지만 그런 이름의 밥 요리는 없어요. 그래서 『吃的台灣史』를 쓴 음식사학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긴 음식일 거라고 봐요. 고기를 살 형편이 안 되던 가난한 집에서 정육점에 남은 껍데기와 비계, 자투리를 얻어 간장과 샬롯 기름에 조렸고, 나중에 노점들이 레시피를 다듬었다는 설도 있어요.
2011년에는 이름을 두고 소동이 벌어졌어요. 그해 4월 미쉐린 그린 가이드 대만판이 이 음식이 산둥에서 왔다고 적었어요. 타이베이시는 널리 쓰이는 표기 魯肉飯의 魯 자를 원인으로 꼽았어요. 魯는 산둥의 옛 이름이에요. 하오룽빈(Hau Lung-bin) 시장은 미쉐린에 수정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고, 8월에는 시가 1,000그릇이 넘는 루러우판을 무료로 나눠 주며 주장을 알렸어요. 미쉐린은 재쇄와 이후 판에서 고치겠다고 했어요. 시는 ‘조리다’라는 뜻의 滷를 쓰자고 권했지만, 가장 큰 루러우판 체인인 鬍鬚張(Formosa Chang)은 지금도 魯를 써요.
만드는 법
돼지고기는 삼겹살을 많이 쓰는데, 먼저 얇게 썬 샬롯과 함께 기름에 볶은 뒤 간장을 붓고 뭉근히 끓여요. 설탕이나 미주, 후추, 오향을 넣기도 해요. 오래 천천히 끓이면 껍데기에서 젤라틴이 우러나 소스가 끈적하게 엉겨요. 비싼 부위보다 간과 불 조절이 더 중요해요. 기계로 다지기보다 손으로 써는 쪽을 쳐주고, 껍데기와 비계, 살코기를 섞으면 더 낫다고 여겨요.
먹는 법
늘 먹는 일상 음식이라 작은 그릇 하나에 반찬 몇 가지를 곁들여 시키는 경우가 많아요. 노른자가 흐르는 달걀 프라이, 갓 절임이나 무 절임, 가게에서 만든 고추 소스를 흔히 더해요. 예전 노점들은 노란 단무지(일본식 절임인 다쿠안)를 곁들여 냈지만, 지금은 내지 않는 곳이 많아요.
대만 각지에서는
- 타이난
- 타이난의 飯桌仔 식당(미쉐린 표기로는 fan zhuo zai)에서는 미리 만들어 둔 반찬을 골라 밥과 함께 먹어요. 80여 년 전 문을 연 노점을 이어받은 Fu Tai Table Third Generation(福泰飯桌第三代)은 작은 접시들을 쟁반에 겹겹이 쌓아 내와요. 안핑에는 남부답게 단맛이 도는 루러우판을 내는 집도 있어요.
- 가오슝
- 1959년부터 이어 온 가족 가게 Cianjin Braised Pork Rice(前金肉燥飯)는 오랫동안 가오슝 사람들이 아침을 먹으러 찾아온 곳이에요. 소스는 돼지 등지방으로 만들어요. 단골들은 바삭하게 튀긴 밀크피시 소보로나 노른자를 덜 익힌 오리알 프라이를 더해, 노른자가 밥에 스며들게 먹어요.
- 북부
- 대만 북부에서 滷肉飯은 잘게 썬 돼지고기를 소스에 조린 것을 말하고, 예부터 손으로 썰어 껍데기와 비계, 살코기를 섞어요. 북부 사람들은 기름진 쪽을 좋아하는 편이고, 찹쌀을 섞기도 해요. 조린 삼겹살 덩어리를 밥에 얹으면 이곳에서는 다른 음식인 焢肉飯(khòng-bah-pn̄g)이 돼요.
- 중부
- 타이중에는 남부식 소스의 껍데기와 비계에 고기 덩어리를 더한 肉角飯이 있어요. 장화는 주로 삼겹살이나 뒷다리 윗부분으로 만드는 焢肉飯으로 유명하고, 현 정부가 이 음식으로 축제를 연 적도 있어요.
- 남부
- 남부 메뉴판에서는 잘게 썬 쪽을 보통 肉燥飯(bah-sò-pn̄g)이라 부르고, 滷肉飯은 조린 삼겹살을 얹은 밥을 뜻할 수도 있어요. 남부 소스에 대한 설명은 엇갈려요. 살코기가 더 많은 돼지고기를 쓴다는 말도 있고, 거의 껍데기와 비계로만 만들고 더 큼직하게 깍둑썬다는 말도 있어요.




